진흥고 - 경남대 연습경기 관전기 [070702]
아마야구 2007/07/03 14:36진흥고 야구부 숙소? (pictured by 잇힝)
이번 주에 아마팀들의 연습경기가 여럿 잡혀있다는 소식을 듣고서 살짝 들떴습니다. 당장 월요일부터 진흥과 경남 / 일고와 송원대(?)가 각각 게임을 치룬다고 하니, 마침 무등기가 끝나고 지역 아마시즌이 끝난 것 같던 허무함에 프로야구 우천취소까지 (한편으로 다행스러우면서도) 심심하던 차에 볼거리가 생겼구나 싶어 좋았어요.
그런데 세 가지의 사소한 문제(?)가 있었습니다.
일단은 진흥고 경기를 무등구장에서 한다고 해서 아무런 거리낌 없이 갈 생각이었다가 갑자기 학교로 장소를 변경했다는 점과 1시 반 경기인 줄 알고 점심도 안 먹고 갔는데 2시 반에 시작한다는 것(감독님께서 경기 1시간 전부터 운동장 주변을 얼쩡대는 누나들을 어떻게 봤을지;;) 마지막은 순전히 제 문자해독의 오류로 경남대를 경남고로 착각한 것이었어요.-_- 작년 청룡기의 결승을 떠올리며 정영일-이상화는 없지만 후배들이 연습게임에서나마 설욕해주길 바라는 마음까지 혼자 품었더랬죠. 제 실수를 깨닫고 기대감이 많이 사라졌습니다^^;;
어쨌거나 처음으로 (들어)가보는 진흥고. 뭐든 처음은 어렵습니다만 역시나 남학교에 들어가는 건 참으로 민망하고 뻘쭘했습니다. 여기까지 오냐? 싶을 아이들의 시선도 있었을지 몰라도 그런 건 가볍게 무시해주고, 반가이 맞아주시는 학부모들님께 냉커피도 얻어마시며 민망함을 달래고 좋은 자리를 물색해서 경기를 보기 시작했지요.
신 주거단지에 새로 지어진 학교답게 건물도 깔끔하고 무엇보다 마음에 드는 건 야구부전용 운동장이 따로 있더란 겁니다. 광주일고같은 경우엔 훈련 소리에 학생들이 방해받지 않을까, 체육시간에 운동장을 쓸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들었거든요. 진흥고는 일반 재학생들이 쓰는 운동장이 따로 있고, 강당 옆으로 펜스가 둘러싸인 야구전용운동장이 있더군요. 운동장도 학교건물 옆편이라 훈련이 수업에 큰 방해가 되진 않을 것 같더라구요. 외야 뒷편으로는 숙소처럼 보이는 건물과 실내연습장도 있었습니다.
경기얘기에 들어가기 앞서 한 가지.
진흥고에선 최근 한달 사이에 두 명의 3학년 주전선수가 야구를 그만 두었습니다. 이유는 확실히 모르겠지만 어쨌건간에 10년 가까이 야구만 했을 아이들이 그만 두겠다는 결심을 한게 참으로 안타까워요. 대충 대학진학도 결정되었을 거고, 이 중요한 시기에 내린 결정이 쉽지만은 않았을테니까요. 그 아이들에 대한 걱정과 앞으로의 삶에 대한 응원은 접어두고라도 팀의 전력도 한편으로 걱정되더라구요. 남아있는 팀원들의 사기문제도 그렇고, 수비포메이션을 다시 짜야하는 문제. 과연 후배들이 그 빈 자리들을 잘 채워줄 수 있을지.
그런 부분에서 어제 경기가 더욱 궁금했습니다. 과연 진흥고 수비라인업은 완전한 연쇄대이동이 일어났더군요. 아마도 저번 청룡기때의 포지션과 같은 곳에 있는 선수가 하나도 없었던 것 같습니다. (문준용선수는 워낙에 1루, 3루, 유격을 왔다갔다 해서;;) 3학년 주전포수마저도 무릎수술로 자리를 비웠구요 -_-
하지만 완전히 새로워진 수비 포메이션에도 불구하고 구멍이 생겼다거나 불안하다는 느낌은 전혀 받지 못 햇습니다. 간만에 내야수비도 깔끔했고 (인조잔디가 아니라 맨 땅이라 그런가;;) 외야도 잡을 건 다 잡더군요.^^
오히려 경남대에서 실책이 몇 개 나왔습니다. 2루에서 잡다가 뒤로 살짝 빠져서 타자를 세잎시킨다거나 경기후반부에 연속된 폭투(혹은 포일)가 나오고, 진흥선수들이 도루도 무척 많이 했는데 하나도 못 잡고, 번트 타구에 포수가 세컨을 지시했다가 타자까지 올세잎되었다거나 하는. 약간 정돈되지 않은 모습이 보여서 당장 다음 주에 있을 남해대회가 괜히 걱정되더군요.
결과는 7대 4의 진흥고 승리였습니다. 진흥의 경우엔 임요한 조영복의 3학년 투수들이 쉬었지만 나머지 투수들이 그럭저럭 잘 던져줬고, 경남의 경우엔 다들 테스트해볼 요량인지 벌떼작전을 쓰던데 볼넷도 많았을뿐더러 장타도 많이 맞았네요. 양팀 투수는 누가 올라왔는지 확인만 하는 정도였고 투구내용에 대해선 전혀(;) 신경쓰지 않아서 별로 할 말이 없구요ㅠ 타자부분에선 누구보다도 정형식 선수가 눈에 띄였습니다. 1년 전만 해도 정영일 동생이란 사실만으로 주목을 받았지만 올해 들어서 타격부분에서 누가 말해주지 않아도 돋보이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어요. 청룡기에서 선배들이 죽을 쓰고 있어도 자기 혼자 꿋꿋히 안타치고 나가서 도루하던 모습이 생생하네요. 오늘도 2안타를 쳤고 좌타자인데다가 발도 무척 빠릅니다.^^ 이 아이는 투수로서의 자질도 가지고 있지만 아무래도 아직은 체력적인 한계가 보이는 상황이고, 발 빠르고 센스있는 교타자로서의 매력이 더 있지 않을까 하는 혼자만의 생각입니다. 강하승 선수도 3안타의 맹타를 휘둘렀군요. 이 선수 지역예선에서 장타를 자주 날리면서 꽤 활약을 해주는 클린업의 면모를 보여줬지만 최근에 좀 침체된 모습을 보여 안타까웠거든요. 남은 봉황기때라도 잘 해주길 바랍니다.
경기 후반부에 들어서서 진흥고가 3학년들을 빼고 2학년을 대거 투입했습니다.
중견수를 보던 나성범 선수가 마운드에 오르자 선발투수였던 유영준이 1루로 가고 2루를 보던 백어진 선수가 중견수, 좌익수로 김윤태선수가 들어갔습니다. 3학년 투수, 4학년 유격수, 1학년 이루수를 빼고 나머지 모두 2학년 라인업이었던거죠. 간만에 친구들끼리 게임하는 게 즐거운지 원래 그런건지.. 아주 시끄럽게들 떠들어댔어요.ㅎ 가장 잊혀지지 않는 한 마디. '젊은 피의 수비진!' ㅎㅎㅎ 듣고 있던 준용이는 뭐가 되겠냐며 우리끼리 웃었습니다. 중견수 어진이는 포수에게 '나 여기 있어'라고 외치기도 하고 포수는 '나도 알아'라고 응수해주고 ㅎ
경남대의 내야진에도 만만치 않은 선수가 있었습니다. 쥐도 새도 모르게 교체된 2루수였는데 마운드에 선 선배님께 화이팅 외치는 소리가 마치 래퍼가 랩하는 것 같더군요. 말도 빠르고 억양도 재미있고^^ 가끔씩 1루수의 충청도식 말투도 귀에 들려왔죠.
경기 중 한가지 특이한 것은 현재 무릎 부상이 완쾌되지 않은 주전 유격수 박상현 선수가 지명타자로 나오고
출루할 경우 전용대주자 임병훈 1학년 선수가 뛰는 모습이었습니다. 개인적으로 깊은 애정^^으로 바라보고 있는 상현선수가 중요한 시기에 부상을 입은 게 선수 개인에게나 팀에게나 무척 안타까운 일이었는데 (내야진의 핵심이자 1,2번에서 공격을 이끌어야할 선수가 제 활약을 못 해주니;) 슬슬 타격은 살아나는 모습이라 다행이네요. 그리고 임병훈선수는 주자로서도 수비로서도 제가 처음 본 경기에서 강렬한 인상을 남겼습니다. 한번 출루에 연속적으로 도루를 감행하는 모습도 그러했고, 2루를 빠지는 타구를 백핸드로 잡아서 깔끔하게 송구하는 것도 굿이더군요.
그 외에 홈에서 마운드까지의 길이가 궁금하구요.(육안으로는 좀 가까워보이던데 무등과 같겠죠 뭐^^)
외야 그물망에 타구가 박히는 경우가 종종 있었는데 이는 심판의 재량이더군요. 충분히 잡을 타구였다면 아웃, 외야수가 못 쫒아갔을 경우는 2루타 인정 이런 식이었습니다. 심판은 각 수비시 그 팀에서 맡았습니다.
아래는 어제 경기의 기록입니다.
1회를 못 봤지만 진흥은 4타자가 나왔고 경남은 삼자범퇴라고 믿어봅니다.(엉?)
Game Lo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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